답사

[스크랩] 은이산 와우정사

진가 2015. 1. 24. 12:30

 

은이산 형제봉과 와우정사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해곡동에 위치한 은이산은 와우정사를 보듬어 안은 산이다. 와우정사 안내문에는 연화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와우정사는 남북통일기원도량으로 내국인이 많이 찾는 사찰이기도 하지만 동남아여행객이 관광코스의 하나로 많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와우정사에는 스리랑카의 고승 일행이 직접 모셔온 ‘석가모니 부처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다고 한다.

와우정사는 여느 사찰과 다르게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세계 각국 불상들이 모셔져 있어 찾는 이들에게 새로운 인상을 심어 주고 있다.
 이 곳은 몇 번 찾아 왔지만 사찰을 품은 은이산을 오르겠다고 생각한 것은 대게 사찰을 끼고 있는 산은 명산이라고 생각해 인터넷에서 살펴보니 잘 안내되어 있었다.  
 
집에서 약 사오십 분 걸려 찾은 와우정사 주차장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연못을 뒤로한 부처님 머리상을 배경으로 삼삼오오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산을 오르려는 사람은 주변을 돌아 보아도 나 혼자 뿐인 것 같아 다시 한 번 등산로를 확인하기 위해 음식점 주인에게 길을 물으니 친절히 알려 주었다.
 
열한 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안개는 은이산을 휘감아 쉽게 내어주지 않았다.등산길을 찾아 막 오르려하는데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안개가 너무 짙어 다시 돌아오는 길이라고 했다.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안전을 당부하고 내려간 이후 등산객을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형제봉까지는 약 한 시간 반 가량 소요됐다. 산길은 짙은 안개에 주변의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아쉽기는 했지만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대며 오르는 맛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짜릿함이 있다.
다만 염려스러웠던 것은 눈 속에 찍힌 멧돼지 발자국으로 혹 언제 덤벼들지 모른다는 걱정도 있었지만 다행이 멧돼지는 보지 못했다. 형제봉까지 올라가 가지고 간 간식과 커피를 마시며 눈 속에서 까마귀 울음소리를 듣다왔다. 
 
은이산 형제봉은
흑백사진 풍경처럼 안개에 묻혀
갈참나무 상수리나무 소나무
저마다 새봄 잎을 피우기 위해
잿빛 하늘을 향해
솟구쳐 가지를 뻗고
바람마저 소리 없이 지나는데
오로지 흔들리는 것은
정상을 내어 준 형재봉 언덕에서
낮선 객의 거친 숨소리뿐이다.

 

 

 

 

출처 : 사)한국문인협회 오산지부
글쓴이 : 느티나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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