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골 편지3
진길장
독산성벽 말라버린 이끼 위에
잠자리 한 마리 앉았다.
햇살은 한동안 날개위에 머물다 이내
신갈나무 숲에 내려앉는다.
저기 지나는 경운기엔 늙은 농부가
오래 전부터 다닌 길인 듯
굽은 길을 돌아 밭머리에 멈췄다.
아이들 다녀간 운동장에는
한동안 웃음소리 긴 여운으로 남고
아직 떠나지 못한
늦 매미 울음소리 쓸쓸하다.
지나는 구름을 보다가
숲을 지나던 바람과 인사하고
저만치서 고개를 내민
여치에게 눈인사한다.
잠시 후 구름도 지나고
바람도 지난 연지골에
가을 햇볕만 남았다.
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출처 : 사)한국문인협회 오산지부
글쓴이 : 느티나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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