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연지골 편지3

진가 2013. 12. 26. 23:25

연지골 편지3 

                                                                              진길장                                     

 

 

 

독산성벽 말라버린 이끼 위에

잠자리 한 마리 앉았다.

햇살은 한동안 날개위에 머물다 이내

신갈나무 숲에 내려앉는다.

저기 지나는 경운기엔 늙은 농부가

오래 전부터 다닌 길인 듯

굽은 길을 돌아 밭머리에 멈췄다.

아이들 다녀간 운동장에는

한동안 웃음소리 긴 여운으로 남고

아직 떠나지 못한

늦 매미 울음소리 쓸쓸하다.

지나는 구름을 보다가

숲을 지나던 바람과 인사하고

저만치서 고개를 내민

여치에게 눈인사한다.

잠시 후 구름도 지나고

바람도 지난 연지골에

가을 햇볕만 남았다.

~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출처 : 사)한국문인협회 오산지부
글쓴이 : 느티나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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