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연지골 편지9

진가 2013. 12. 26. 23:28

연지골 편지9

 

                                                                             진길장

 

숲에서 들려오던 풀벌레 소리도

빗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는다

지난여름 아이들과 심어 놓은 국화꽃이

빗속에 활짝 웃는다

숨 죽여 담장아래 핀

구절초 꽃잎도 빗물에 젖는다

비 오는 날이면

유난히 화장실을 더 들락거리는 아이가

오늘도 어김없이 바쁘다

멀리 태풍 소식에

농부 마음이 급한데

이 작은 골짝에도 빗줄기가 굵어진다

어디선가 청개구리 울음소리가

빗소리와 함께 들려온다

독산성 기슭에

먹구름이 지나고 있다

 

 

 

 

 

 

출처 : 사)한국문인협회 오산지부
글쓴이 : 느티나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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