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부락정에서2

진가 2014. 1. 13. 11:21

부락정에서2

 

                                                                   진길장

 

멀리 눈 덮인 소사벌엔

택지개발로 사라진 들에

하나 둘 건물이 올라간다

낮 안개에 가려진 진위천 넘어

대기업 공단 부지임을 알리는

관청 플렌 카드가

서탄면 사리 가는 길

벚나무 가로수에 묶여

무심히 펄럭인다

 

삭가지 위에 머물던 잔설은

지나던 바람에 지고

오후 햇살에도 골짝은

내린 눈이 깊어 고요하기만하다

 

눈 덮인 정자 난간에

홀씨 하나 날아와 앉았다

어디로 갈 것인가

홀씨는 오래도록 그곳에 머물다

아마 봄을 향해 또 어디론가

모진 여행을 할 것이다

이제 산을 내려가야 하나보다

 

 

 

 

 

출처 : 사)한국문인협회 오산지부
글쓴이 : 느티나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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