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
아직 집 앞 느티나무는
가지만 앙상하다
바람이
아파트 숲을 지나 불악산 등성을 넘는다.
까맣게 겨울을 보낸
리기다소나무 숲과 상수리나무 숲엔
잔설이 겨울 흔적으로 남아
짧은 호흡을 하고 있다.
지산동 앞 1번국도 차량행렬은
하루 고단함과 함께
석양을 뒤로하고
보금자리 찾아 쉼 없이 내달리고 있다.
봄소식은 남녘부터 오려나
이제 우리는 진혼제를 올려야 한다
긴 겨울
구천을 떠돈 혼령을 위해
살육을 참회하는
진혼제를 올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