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1급 내 딸*
진길장
열여덟 살 딸아이 손잡고 용기를 내어
지하철을 타기 위해 생전 처음 나들이를 합니다
늘 보고 느끼고 겪는 일상이
아이와 함께한 세상은 몹시 두려웠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자식과 함께 한 나들이가 낯설었습니다
그것은 세상의 시선
‘시선’을 감당할 용기가 나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이는 너무 평범한 열여덟 살 소녀였습니다
아이는 세상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습니다
문제는 세상의 시선이 아니라 엄마의 용기였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지나는 지하철 속에서
아이는 많은 사람들 중 한명일 뿐이었습니다
세상의 시선을 의식한 엄마의 시선이 무너지는 순간
행복이 밀려왔습니다
세상 속으로 한 발 한 발 다가가는 딸아이를 위해
이젠, 격려하고 지원하고 박수를 보내는 엄마가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세상을 떠 난 후에도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것이 내 소망입니다.
* 발달장애 1급 딸아이를 가진 어머니의 수기를 읽고 제구성한 글입니다.
출처 : 사)한국문인협회 오산지부
글쓴이 : 느티나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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