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집
진길장
처갓집 가면 처남과
온천동 복개천 온양광광호텔 뒤편
할매집에 막걸리 마시러 간다
추석 전 까지 정신없이 포도 실어 나르던
포도밭머리에 세워진 화물차 끌고
행목리 넉골에서 온양시내로 막걸리 마시러 간다
주인장 할매는 “명절에 뭔 막걸리냐”고
된소리 한 번 내지르고
명절맞이 한라장사 씨름 중계방송에 빠졌다
큰처남은 된욕 한 번 먹고 양푼주전자 가득 막걸리를 퍼와
노란 양푼에 한가득 따라 건배를 한다
시원하게 얼린 막걸리 한 잔 들이키는데
태안 바닷가가 고향인 최씨가 어디서 마셨는지
술기 오른 몸짓으로 막걸리 한 사발 달란다
“염병! 어디서 처먹고 술주정이여!”
명절 전 날씨가 좋아 몇 칠 쉬지 않고 잘 불려 다녔는데
노는 날은 맨날 술에 절어 산다고
할매는 내 자식처럼 야단에 걱정이다
최씨 말고 낮술에 절은 두어 명이 더 찾아온 시간에
할매집 나무의자에서 엉덩이를 뗐다
끝물인 포도밭 머리에서
세 시누이올케가 고구마 순을 다듬으며
지난여름 포도농사 이야기 한창이다
출처 : 사)한국문인협회 오산지부
글쓴이 : 느티나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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