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할매집

진가 2013. 12. 26. 23:27

할매집

 

                                                                                                  진길장

 

처갓집 가면 처남과

온천동 복개천 온양광광호텔 뒤편

할매집에 막걸리 마시러 간다

추석 전 까지 정신없이 포도 실어 나르던

포도밭머리에 세워진 화물차 끌고

행목리 넉골에서 온양시내로 막걸리 마시러 간다

주인장 할매는 명절에 뭔 막걸리냐

된소리 한 번 내지르고

명절맞이 한라장사 씨름 중계방송에 빠졌다

큰처남은 된욕 한 번 먹고 양푼주전자 가득 막걸리를 퍼와

노란 양푼에 한가득 따라 건배를 한다

시원하게 얼린 막걸리 한 잔 들이키는데

태안 바닷가가 고향인 최씨가 어디서 마셨는지

술기 오른 몸짓으로 막걸리 한 사발 달란다

염병! 어디서 처먹고 술주정이여!”

명절 전 날씨가 좋아 몇 칠 쉬지 않고 잘 불려 다녔는데

노는 날은 맨날 술에 절어 산다고

할매는 내 자식처럼 야단에 걱정이다

최씨 말고 낮술에 절은 두어 명이 더 찾아온 시간에

할매집 나무의자에서 엉덩이를 뗐다

끝물인 포도밭 머리에서

세 시누이올케가 고구마 순을 다듬으며

지난여름 포도농사 이야기 한창이다

 

 

 

 

 

 

출처 : 사)한국문인협회 오산지부
글쓴이 : 느티나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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