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

아구노리 야영대회를 다녀와서...

진가 2010. 3. 10. 21:53

제16회 아구노리 야영대회를 다녀와서...

(장애인 스카우트 야영대회)

 

“새천년 미래로의 만남”이란 주제로 지난 6.3부터 - 6.6까지 성남학생군사학교에서 3박 4일간 야영활동을 하였다.

그 동안 자연 속에서 야영중심으로 이뤄졌던 형태에서 벗어나 기존 시설을 이용한 유효활동시간을 늘려 많은 과정활동을 통해 새로운 체험을 하는데 중심을 두었다고 한다.

또한 대원들간 친교 시간을 갖고 우정을 다지며 한강에 나가 유람선을 타고 서울 발전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는 서울 남부연맹관계자의 말이 있었다.

우리 성심학교가 아구노리에 참가한지도 벌써 5년째 접어들고 있어 이제는 어느 정도 친숙한 행사로 자리 매김 되고 있는 듯하다.

그 동안 성심스카우트를 이끌어오던 안병영 대장이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게되어 새로운 운영진과 대위원회가 조직되고 처음 참여하는 아구노리 야영대회로 많은 점이 부족하고 미숙하기만 했다. 학기초 스카우트 대원 모집부터 연맹 등록하는 일부터 이어진 선서식등 여러 가지 일들이 새롭기만 했다. 그래서 잘 모르는 것은 여기저기 문의해보고 전임 대장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보아 하나하나 일을 배워 나갔다.

이번 성심학교 스카우트 대장을 맞게 된 것이 두 번째 인연이 된다. 처음 인연은 중학교 다니던 시절, 처음 스카우트 소년대가 발족되어 스카우트 대원이 되었는데 지금으로부터 26년 전 일이다. 그때는 지금처럼 스카우트가 활성화되지 않을 때라 스카우트 단복을 입는 것이 자연스럽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읍내 거리에서 봉사활동을 할 때는 어깨가 절로 으쓱해지곤 했다. 그래서 아직도 스카우트 단복에 대한 이미지는 낯설지 않지만 머쓱한 느낌이 남아있다.

아무튼 그 짧은 인연으로 대장을 맞게 되어 어떻게 잘 해나갈지 걱정이 앞설 뿐이였다. 그러나 두 분의 부대장님과 경험 많으신 학부모 대위원님 도움으로 선서식도 잘 치뤘고 이번 아구노리 행사도 잘 다녀 올 수 있었다.

제 16회 장애인 스카우트 행사인 아구노리는 앞에서도 말했지만 그동안 자연속에서 야영을 중심으로 했던 행사에서 기존 시설을 이용한 과정활동으로 이뤄졌다. 덕분에 야영에 필요한 준비물을 덜을 수 있어 무척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6월 3일. 야영대회에 참가하는 날 토요일 오후는 찌는 듯한 더위로 대원들은 벌써부터 지친 것 같았다. 대원들은 집에서 준비해 가지고 온 개인 준비물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점심도시락을 먹고도 더 긴 시간을 우리를 야영장까지 태우고 갈 버스를 교실에서 기다렸다. 한 참을 더 기다리니 하교통학을 마친 버스가 들어 왔다. 우리는 각자 개인 짐을 챙겨 야영장인 성남 학생군사학교로 향했다.

이번 야영대회에 대원 21명과 가족대원 3명 그리고 대장, 부대장 운영위원회의 학부모지도자 다섯 분이 참가하여 총31명의 대원과 지도자가 참여하였다.

대회장에 도착해 입촌 신고를 하고 배정된 숙소에 짐을 풀었다. 숙소는 군인들이 사용하는 막사로써 양쪽에 침상이 있고 침상 안쪽에 잘 정돈 된 모포와 소지품을 보관하는 관물대가 있다. 우리가 꼭 군부대에 입소한 기분이 들었다. 건물 전체의 시설은 그리 깨끗한 편은 아니었다. 그라나 전에 아구노리에 참가했던 자모 님들께서는 세면실과 샤워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첫 째날 저녁.

여독을 풀고 식사시간에 맞춰 식당에 가보니 밥을 타기 위해 늘어선 줄이 끝이 안보였다. 그 날 우리 대원들은 밥을 먹기 위해 뜨거운 햇볕 속에서 한시간 이상을 기다렸다가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밥을 먹은 것인지 인내력 시험을 한 것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그래 좀 힘이 들더라도 과정활동 중 하나라 생각하면 참을 수 있지 않나 생각했다.

숙소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세면을 하고 나니 고단했던 하루의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오는지 모두 일찍 잠에 빠졌다.

다음날 아침.

본격적인 과정활동을 시작하는 날이다. 첫 과정활동은 한강 유람선 타기로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미리 마련된 버스에 올라 잠실 선착장에 도착했다.

오랜 가뭄이 계속되고 있어 더위는 아침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한강은 검푸른 물결을 출렁거리며 도도히 흐르고 있었다. 우리는 버스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여의도 선착장으로 떠나는 유람선에 올랐다.

모두들 너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한강에서 바라본 서울은 또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잠실 선착장에서 여의도 선착장까지는 강굽이를 여러 번 돌아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유람선 안에서 바라본 서울은 自然美보다는 인공적으로 가꿔놓은 잘 정돈된 도시였다.

한강에서 바라본 서울은 한국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정치 경제 역사의 박물관처럼 보였다.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지나는 동안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잠실 무역빌딩이라든지 올림픽 주경기장과 답답하게 보이는 아파트 콘크리트 벽, 근대화 정책의 실패로 보여지는 성수대교의 제 시공하는 건설현장과 동작동 100년 호국영령들이 잠든 국립묘지가보이고,

노량진을 지날 때는 조선 초 세조에 의해 무고하게 廢位(폐위)된 端宗(단종) 복위(復位)를 추진하다 발각되어 비참하게 처형된 死六臣(사육신)의 묘가1782(정조6)년에 세워져 유월 따가운 햇살 속에 말없이 한강을 굽어보고 있다.

한강철교를 지나면서보니 한국전쟁의 상흔이 교각 기둥에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이제는 남북정상들이 만나 경제협력과 평화를 약속하고 있는 때에 동족상잔의 아픔을 치유하고 하나된 조국에서 함께 사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우리는 안내원 친절한 설명과 모니터에 나오는 그림을 보면서 여기저기 구경하다보니 벌써 여의도 선착장 다 와있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유람선에서 내려 우리를 태우고 온 버스를 타고 다시 야영장으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잠시 더위에 지친 몸을 쉬었다가 오후 과정활동에 들어갔다.

처음 활동은 참가장 만들기로 우리 대원들이 할 수 있는 것보다는 대장 선생님들이 만드는 방법을 설명해주고 미리 만들어 놓은 참가장을 하나씩 나눠주어 기념으로 가슴에 달고 다음 활동에 들어갔다.

두 번째는 얽기로 두 개의 막대를 노끈으로 이어 길게 만드는 과정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많이 응용해 쓸 수 있는 과정으로 전 대원이 실시하지는 못했으나 몇몇 대원은 한참 막대와 노끈을 가지고 씨름하더니 제법 요구하는 만큼 잘 만들어 냈다.

세 번째 활동은 핫도그 굽기로 스카우트 대원이면 누구나 모험심에 불타고 위급한 상황에서 슬기롭게 이겨나갈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데, 이 과정활동을 통해 그런 것을 미리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핫도그 굽기는 야외에서 취사도구가 준비되지 않았을 때 밀가루와 간단한 도구를 가지고 약식 핫도그를 만드는 과정이다. 이 과정도 대원들이 전 과정을 실습해보지는 못하고 만들어진 핫도그를 가스 불에 구어 먹는 과정까지 해보았다. 하나 하나의 과정활동을 차례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대원들 수준에 맞는 프로그램을 찾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걸려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많았다.

운동장 중앙 단상에서는 미용실에서 나온 분들이 대원들 머리를 깎아 주는 프로그램도 있어 머리가 긴 몇몇 대원들은 시원하게 머리를 깎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해는 서쪽으로 한 참 기울어 있었다.

고단한 하루의 피로를 푸는 방법은 휴식과 잠이 최고라고 했던가!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땀에 절은 몸을 씻고 모두들 곤한 잠에 빠졌다.

이제 식사와의 전쟁도 요령이 늘어 남들이 다 먹어 갈 무렵 먹으니 한가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셋째 날은 오전부터 영내 과정활동에 들어갔다.

셋째 날 첫 번째 활동은 종이공작활동으로 몇 가지의 종이로 텔레토비 인형을 만드는 과정이다. 과정활동 대장선생님 말씀에 모두 진지한 표정으로 설명을 듣고 직접 만들어본 친구도 있고 만들어 달라고 재료를 들고 쫓아다녀 겨우 만든 친구들은 과정활동을 통과했다는 도장을 받아 매우 흡족해하는 모습을 보니 대견한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활동으로 사물놀이 과정이었는데 특히 현기의 지대한 관심이 돋보인 시간이었다. 현기는 장구와 쾡가리 치는 모습을 보면서 동작을 멈추면 계속 치라고 요구를 해서 담당 선생님이 더 많이 우리를 가르쳐 줄 수 있었다.

세 번째 활동은 두 줄타기 과정으로 이 과정은 거의 99%의 대원이 참여하여 모두 훌륭히 과정활동을 통과했다. 처음에는 무섭다고 안 한다고 하더니 막상 줄에 올라서서 끝까지 해낼 수 있었다. 아이들 모습에서 우리 스스로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최선을 다해 노력할 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같게 해준 좋은 시간이었다.

이어 오후에는 한강에서 고무보트 타기 활동으로 처음에는 탈수 있는 대원들만 참여를 시킬까 생각했다가 모두 참여하기로 했다. 막상 한강에 나가 고무보트를 타보니 우리가 걱정했던 일들이 기우였음을 알았다. 대원들 모두 너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의 편견은 하늘을 찌르는 구나 생각했다. 우리가 아이들을 이렇게 바라보는데 사회에서는 일반인들이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나의 반성과 함께 그 편견의 벽을 허무는 일 중의 하나가 이런 아구노리 야영대회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다시 야영장으로 돌아와 자전거 타기 과정활동과 스티커 찍기와 날염등 여러 가지 과정활동을 더하고 저녁식사를 하였다.

식사 후 잔디밭에 앉아 간단한 오락게임을 하고 폐영식 행사에 참여했다.

폐영식에서는 멋진 한국무용과 사물놀이 등을 보았다.

공연을 보고 있는데 우리 대원들이 어떻게 활동하고 있나 궁금했는지 많은 선생님들이 방문해 주셨다. 대원들은 선생님들을 보자 반가워서 껴안고 난리가 났다. 대원들은 선생님들이 사 가지고 오신 피자와 음료수와 과일을 빙- 둘러앉아 맛있게 먹고 내일 집에 갈 수 있다는 들튼 마음을 가라앉히고 단잠에 빠져들었다.

대원들이 취침을 한 시간에 선생님 한 분이 불침번을 서고 그 동안 야영생활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한 평가회를 갔다보니 밤은 점점 깊어가고 하늘의 별들도 졸리운 듯 희미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이제 우리의 긴 이야기도 긴 하루의 피로에 못 이겨 찬 공기를 피해 숙소로 들어와 이내 잠 속에 빠졌다.

넷째날 아침

아침 식사를 하고 짐을 챙겨 밖으로 나오니 우리 성심학교 버스가 운동장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대원들은 몇 칠만에 보는 버스가 반가운지 환호성을 지르고 야단이 났다.

퇴영신고를 하고 오산으로 내려오는 길이 왜 그리 상쾌하게 느껴지는지 몰랐다.

이번 아구노리를 통해 아이들이나 우리 모두에게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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